
경련하는 사람을 봤을 때|입에 숟가락 넣으면 안 되는 이유와 발작 응급처치
길을 걷다가 갑자기 앞에 있던 사람이 쓰러집니다.
몸이 뻣뻣해지더니
팔과 다리를 심하게 떨기 시작합니다.
눈이 돌아가거나,
입에서 침이 나오기도 하고,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처음 보면 정말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혀 깨물면 안 되니까 입에 뭐라도 넣어야 하는 거 아니야?”
“숟가락 가져와요.”
하지만 절대로 그러면 안 됩니다.
발작하는 사람의 입에 숟가락이나 손가락을 넣는 행동은 환자와 구조자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발작을 억지로 멈추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은 눈앞에서 사람이 갑자기 경련을 할 때 일반인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경련한다고 모두 뇌전증은 아닙니다
먼저 발작과 뇌전증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뇌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발생하면서 의식 변화나 경련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발작이라고 설명합니다.
발작은 여러 원인에 의해 한 번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발생하는 비유발성 발작이 일정한 기준으로 반복될 때 뇌전증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즉,
한 번 경련했다고 해서 바로
“이 사람은 뇌전증이다.”
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고열,
저혈당,
전해질 이상,
뇌졸중,
뇌손상,
감염,
알코올이나 약물 문제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작은 꼭 온몸을 떠는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발작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온몸이 뻣뻣해지고 팔과 다리를 반복적으로 떠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발작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갑자기 멍하게 한곳을 바라보거나,
대답을 하지 않거나,
입맛을 다시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한쪽 팔이나 다리만 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한뇌전증학회 관련 환자정보에서도 발작에 따라 한쪽 신체의 떨림, 의식 변화, 멍한 상태, 반복 행동, 전신 경련 등 다양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온몸을 안 떠니까 발작은 아니다.”
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경련한다면 먼저 시간을 확인하세요
제가 가장 먼저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시간입니다.
발작이 시작한 시간을 확인하세요.
가능하면 휴대전화 시계를 보거나 타이머를 켜도 좋습니다.
대부분의 발작은 수분 이내에 자연스럽게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서는 최근 임상적으로 5분 이상 지속되는 발작이나 의식 회복 없이 반복되는 발작을 뇌전증 지속상태로 판단하는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뇌전증 지속상태는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응급상황입니다.
그래서 경련이 시작하면
“얼마나 오래 했지?”
라고 나중에 생각하기보다
처음부터 시간을 재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변의 위험한 물건부터 치워주세요
경련이 시작됐다고 환자의 팔과 다리를 붙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주변 환경을 정리합니다.
탁자 모서리,
의자,
유리컵,
날카로운 물건처럼
경련하면서 부딪혀 다칠 수 있는 물건을 치워주세요.
머리 아래에는
접은 옷이나 수건처럼 부드러운 것을 받쳐주는 것도 좋습니다.
목을 조이는 넥타이나 단추가 있다면 느슨하게 풀어줍니다.
발작하는 사람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지는 않습니다.
다만 도로나 계단, 불 옆처럼 그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질병관리청 및 뇌전증 관련 응급처치 안내에서도 발작 중에는 주변 위험물을 제거하고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팔과 다리를 억지로 붙잡지 마세요
경련하는 모습을 보면
“움직이지 못하게 잡아줘야겠다.”
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발작으로 발생하는 움직임은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팔과 다리를 강제로 누른다고 발작이 멈추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환자의 관절이나 근육을 다치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발작 자체를 억지로 멈추려고 하기보다는
주변의 위험한 물건을 제거하고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DC와 여러 뇌전증 응급처치 지침에서도 발작 중 신체 움직임을 강제로 억제하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
입에 숟가락을 넣으면 안 됩니다
아마 발작 응급처치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잘못된 방법일 겁니다.
“혀를 깨물 수 있으니까 숟가락을 입에 넣어야 한다.”
절대 하지 마세요.
숟가락,
젓가락,
수건,
손가락 등
어떤 물건도 발작 중인 사람의 입에 억지로 넣어서는 안 됩니다.
이를 악물고 있는 상태에서 물건을 강제로 넣으면
치아가 부러지거나,
입안이 다치거나,
물건이 기도를 막을 수도 있습니다.
손가락을 넣으면 구조자가 심하게 물릴 수도 있습니다.
CDC와 NHS 역시 발작 중 환자의 입 안에 손가락이나 물건을 넣지 말라고 명확하게 안내합니다.
혀를 깨물 가능성보다
입에 무언가를 억지로 넣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이 더 위험합니다.
물이나 약을 먹이는 것도 안 됩니다
경련이 조금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고
물을 먹이거나,
약을 입에 넣거나,
무언가를 마시게 해서는 안 됩니다.
발작이 끝난 직후에는 아직 의식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물이나 음식을 먹이면 제대로 삼키지 못하면서 기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완전히 의식을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삼킬 수 있을 때까지 음식과 물을 주지 않습니다.
경련이 멈추면 옆으로 돌려주세요
전신 경련이 멈췄다면 환자의 호흡을 확인합니다.
정상적으로 숨을 쉬고 있다면
몸을 옆으로 돌려 회복자세를 취하게 합니다.
쉽게 말하면 옆으로 눕혀주는 것입니다.
발작 중에는 침이나 분비물이 많이 나올 수 있고,
발작 후 의식이 떨어져 있는 동안에는 기도를 보호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옆으로 눕혀두면 침이나 구토물이 입 밖으로 흘러나오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CDC와 NHS에서도 발작 후 환자를 옆으로 눕혀 기도를 유지하도록 안내합니다.
발작이 끝났는데 바로 정신을 못 차려도 이상한 걸까요?
발작이 끝났다고 바로
“저 어디예요?”
하면서 멀쩡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발작 후에는
졸려하거나,
멍해 있거나,
사람이나 장소를 잘 알아보지 못하거나,
두통이 있거나,
온몸이 아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를 발작 후 상태라고 합니다.
질병관리청에서도 발작 이후 의식 혼란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경련이 멈췄다고 바로 환자를 일으켜 세우거나 혼자 보내지 말고
의식이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옆에서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발작하는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해야 할까요?
경련하는 사람을 보고 심폐소생술을 바로 시작하는 것도 아닙니다.
발작 중에는 환자를 억지로 누르거나 인공호흡을 시도하지 않습니다.
먼저 환자가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고 발작이 멈출 때까지 기다립니다.
발작이 끝난 뒤에는 호흡을 확인합니다.
정상적으로 숨을 쉬고 있다면 옆으로 눕혀 회복자세를 취합니다.
반대로 발작이 끝났는데도
정상적인 호흡이 없고 반응도 없다면
심정지 상황으로 판단해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합니다.
즉,
경련 중 → 다치지 않도록 보호
경련 후 정상호흡 있음 → 옆으로 눕히고 관찰
경련 후 정상호흡 없음 → 119 + 심폐소생술
이렇게 기억하면 됩니다.
무조건 모든 발작에 119를 불러야 할까요?
평소 뇌전증을 가지고 있으며
보호자가 발작 양상을 잘 알고 있고,
짧은 시간 안에 평소와 같은 발작이 끝난 뒤 정상적으로 회복한다면
모든 발작마다 반드시 응급실로 이동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 갑자기 발작이 발생했다면
그 사람이 기존에 뇌전증이 있는지,
이번 발작이 평소와 같은 것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특히 다음 상황에서는 119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바로 119에 신고하세요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한 번 끝난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발작하는 경우,
처음 발생한 발작인 경우,
발작 후에도 호흡이 어렵거나 정상적으로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
경련하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치는 등 큰 부상이 발생한 경우,
물속에서 발작한 경우,
임신 중 발작이 발생한 경우,
당뇨병 환자가 의식을 잃고 발작하는 경우에는 응급상황을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5분 이상 지속되는 발작은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고 지켜볼 상황이 아닙니다.
처음 경련했다면 왜 병원에 가야 할까요?
발작은 뇌전증 때문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 발생한 발작이라면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혈당 이상,
전해질 이상,
감염,
뇌졸중,
뇌종양,
머리 손상,
알코올이나 약물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을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혈액검사,
뇌 CT나 MRI,
뇌파검사 등을 시행해 원인을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 성인에게 갑자기 처음 발생한 경련이라면
“좀 쉬면 괜찮겠지.”
하고 넘기기보다 의료진의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발작할 때 이것만 기억하세요
눈앞에서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경련하기 시작했다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 발작이 시작한 시간을 확인합니다.
- 주변의 위험한 물건을 치웁니다.
- 머리 아래에 부드러운 것을 받쳐줍니다.
- 팔과 다리를 억지로 붙잡지 않습니다.
- 입에 숟가락이나 손가락을 넣지 않습니다.
- 물이나 음식을 먹이지 않습니다.
- 경련이 멈추면 호흡을 확인하고 정상적으로 숨을 쉬면 옆으로 눕힙니다.
-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119에 신고합니다.
딱 이것만 기억해도 실제 응급상황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것만은 절대 하지 마세요
경련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발작을 직접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입에 숟가락을 넣지 마세요.
팔다리를 힘으로 붙잡지 마세요.
물을 억지로 먹이지 마세요.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발작이 자연스럽게 멈추는 동안
주변에서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세요.
5분 이상 경련하거나,
발작이 반복되거나,
호흡이 회복되지 않거나,
처음 발생한 발작이라면
119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발작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무서운 상황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재고,
주변을 치우고,
입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경련이 끝난 뒤 옆으로 눕혀주는 것.
이 네 가지만 기억해도 충분히 중요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뇌전증」
질병관리청 희귀질환 헬프라인 「뇌전증 지속상태」
대한뇌전증학회 에필리아 「뇌전증 발작 응급치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First Aid for Seizures」
※ 본 글은 일반인을 위한 응급처치 정보입니다.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 호흡이 어렵거나 의식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는 즉시 119에 신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