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걷다가,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눈앞에서 사람이 쓰러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마 대부분 순간적으로 머리가 하얘질 겁니다.
“119부터 불러야 하나?”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나?”
“괜히 가슴을 눌렀다가 갈비뼈가 부러지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장정지가 발생한 사람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심폐소생술을 잘못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나가는 것입니다.
대한심폐소생협회는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2~3배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일반인이 꼭 기억해야 할 심폐소생술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사람이 쓰러졌다.
반응이 없다.
정상적으로 숨을 쉬지 않는다.
그러면
119에 신고하고,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요청하고,
바로 가슴을 누르면 됩니다.

1. 먼저 주변이 안전한지 확인합니다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다고 무조건 바로 달려가면 안 됩니다.
도로 한가운데,
화재 현장,
전기 사고 현장처럼 구조자까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내가 접근해도 안전한 장소인지 확인합니다.
안전하다면 환자에게 다가갑니다.
2. 반응을 확인합니다
환자의 양쪽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크게 물어봅니다.
“괜찮으세요?”
“제 말 들리세요?”
말을 하거나 몸을 움직이면 반응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심장정지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일반인이 목이나 손목을 잡고 맥박을 찾느라 시간을 보낼 필요는 없습니다.
반응과 호흡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3. 119에 신고하고 AED를 요청합니다
반응이 없다면 바로 도움을 요청합니다.
주변에 사람이 있다면
“119 신고해주세요!”
라고만 하지 말고 한 사람을 정확하게 지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은색 옷 입으신 분, 119 신고해주세요.”
“옆에 계신 분은 자동심장충격기 가져와 주세요.”
이렇게 말하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혼자라면 직접 119에 전화하고 가능하면 스피커폰으로 바꿉니다.
심폐소생술 방법이 기억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119 구급상황요원이 전화로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 방법을 안내할 수 있습니다.
2025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서도 구급상황요원이 신고자에게 AED 확보와 사용을 적극적으로 지도하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4. 숨을 정상적으로 쉬는지 확인합니다
환자의 얼굴과 가슴을 보면서 호흡을 확인합니다.
이 과정은 10초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심장정지가 발생했다고 반드시 완전히 숨을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컥… 컥…”
하면서 불규칙하게 헐떡거리거나 이상한 숨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호흡을 정상 호흡으로 착각하면 심폐소생술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반응이 없으면서 정상적으로 호흡하지 않는다면 심장정지를 의심하고 바로 가슴압박을 시작합니다.
5. 가슴 중앙을 강하고 빠르게 누릅니다
환자를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에 등을 대고 눕힙니다.
그리고 환자의 가슴 중앙에 두 손을 포갭니다.
정확하게는 가슴뼈인 흉골의 아래쪽 절반입니다.
한쪽 손바닥의 아랫부분을 가슴에 대고 다른 손을 그 위에 포갠 뒤 손가락을 깍지 낍니다.
팔꿈치는 굽히지 않고 쭉 폅니다.
그리고 내 어깨가 환자의 가슴 바로 위에 오도록 위치합니다.
팔 힘만 이용하기보다 상체의 체중을 이용해 수직으로 눌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얼마나 빠르게 눌러야 할까요?
성인의 가슴압박 속도는
분당 100~120회입니다.
깊이는 약 5cm입니다.
2025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서도 성인 심장정지 환자의 가슴압박을 약 5cm 깊이, 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쉽게 기억하면
“빠르고 강하게”
누르면 됩니다.
하지만 무조건 정신없이 빠르게 누르는 것은 아닙니다.
분당 120회를 지나치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누른 다음에는 가슴을 완전히 놓아주세요
가슴압박에서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가슴을 아래로 누른 뒤에는 다시 원래 위치까지 완전히 올라오도록 해야 합니다.
계속 몸을 기대고 있으면 심장이 다시 피로 채워지는 것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르고,
완전히 올라오게 하고,
다시 누릅니다.
이 동작을 반복합니다.
가슴압박을 중간에 자주 멈추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가능한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공호흡을 꼭 해야 할까요?
심폐소생술이라고 하면 흔히
가슴압박 30번,
인공호흡 2번을 떠올립니다.
교육을 받아 인공호흡을 할 수 있다면 가슴압박 30회와 인공호흡 2회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인공호흡 방법을 모르거나 직접 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 인공호흡 때문에 심폐소생술 자체를 망설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인이 갑자기 쓰러진 상황에서는 가슴압박만이라도 즉시 시작합니다.
질병관리청에서도 일반인 목격자는 지체하지 말고 가슴압박소생술을 시행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인공호흡을 못하겠는데 어떡하지?”
하면서 서 있는 것보다
가슴압박만이라도 계속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다만 물에 빠진 사람은 조금 다릅니다
익수로 인한 심장정지는 호흡 문제가 심장정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인공호흡의 중요성이 큽니다.
2025 가이드라인에서도 교육받은 일차반응자나 응급의료종사자는 익수 환자의 심장정지에서 인공호흡부터 시작하도록 권고합니다.
다만 인공호흡 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인공호흡을 하기 어려운 일반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가슴압박소생술을 시행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6. AED가 도착하면 바로 사용합니다
자동심장충격기,
즉 AED를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원을 켜면 기계가 다음 행동을 음성으로 알려줍니다.
그래서 처음 사용하는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AED가 도착했다고 심폐소생술을 완전히 멈춰놓고 한참 동안 기계를 살펴볼 필요는 없습니다.
가능하면 다른 사람이 가슴압박을 계속하는 동안 AED를 준비합니다.
AED 사용법은 이것만 기억하세요
첫 번째,
AED의 전원을 켭니다.
두 번째,
환자의 가슴을 노출합니다.
세 번째,
그림에 표시된 위치대로 패드 2장을 맨가슴에 붙입니다.
보통 한 장은 오른쪽 쇄골 아래,
다른 한 장은 왼쪽 가슴 아래쪽 옆부분에 붙입니다.
네 번째,
AED가 심장 리듬을 분석할 때는 환자에게 손을 대지 않습니다.
“모두 떨어지세요!”
라고 주변 사람에게 알려줍니다.
다섯 번째,
AED에서
“제세동이 필요합니다.”
라는 안내가 나오면 아무도 환자에게 닿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충격 버튼을 누릅니다.
자동으로 충격하는 기종이라면 기기의 안내를 따르면 됩니다.
그리고 충격 직후 바로 가슴압박을 다시 시작합니다.
AED는 이후에도 심장 리듬을 반복해서 분석하기 때문에 기계의 음성 지시를 그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여성에게도 AED를 사용해도 될까요?
당연히 사용해야 합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AED 사용을 늦추면 안 됩니다.
2025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서는 여성 심장정지 환자에게 브래지어를 무조건 완전히 제거하기보다는 위치를 조정하고 가슴조직을 피해 AED 패드를 맨가슴에 부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패드가 옷 위가 아니라 피부에 직접 붙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갈비뼈가 부러질까 봐 무서운데 눌러도 될까요?
심폐소생술을 교육하다 보면 정말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제가 누르다가 갈비뼈가 부러지면 어떡해요?”
실제로 강한 가슴압박 과정에서 갈비뼈나 흉골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슴압박을 약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심장정지는 이미 심장이 정상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지 못하고 있는 매우 위급한 상황입니다.
이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뼈가 아니라 뇌와 심장에 혈액을 보내는 것입니다.
질병관리청도 적절한 위치와 깊이를 지켜 가슴압박을 시행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심폐소생술은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한두 번 누르고 환자가 깨어나지 않는다고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119 구급대가 도착해 인계할 때까지,
환자가 정상적인 움직임과 호흡을 회복할 때까지,
또는 구조자가 더 이상 가슴압박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지칠 때까지 계속합니다.
여러 사람이 있다면 한 사람이 계속하지 말고 약 2분마다 가슴압박을 교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보다 빨리 지치면서 압박 깊이가 얕아지기 때문입니다.
심폐소생술 순서 이것만 기억하세요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다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 주변이 안전한지 확인합니다.
- 어깨를 두드리며 반응을 확인합니다.
- 반응이 없다면 119에 신고하고 AED를 요청합니다.
- 정상적으로 숨 쉬지 않는다면 바로 가슴압박을 시작합니다.
- 가슴 중앙을 약 5cm 깊이로 누릅니다.
- 속도는 분당 100~120회를 유지합니다.
- AED가 도착하면 즉시 전원을 켜고 음성 지시에 따릅니다.
-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가슴압박을 계속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것 하나만 기억하세요
심폐소생술을 완벽하게 해야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상황에서는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갈비뼈가 부러지면 어떡하지?”
“인공호흡을 못하는데 어떡하지?”
라고 고민하는 순간에도 시간이 지나갑니다.
눈앞에서 사람이 쓰러졌고,
반응이 없고,
정상적으로 숨을 쉬지 않는다면
119에 신고하고 바로 가슴을 누르세요.
그리고 AED가 있다면 사용하세요.
심정지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가 도착하기 전까지 누군가가 혈액순환을 대신 유지해주는 것입니다.
그 누군가가 의료인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옆에 있던 일반인의 두 손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질병관리청 「2025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심폐소생술」
대한심폐소생협회 「2025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 본 글은 일반인을 위한 응급처치 정보이며 실제 응급상황에서는 119 구급상황요원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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